젊은이들의 한·일교류
처음 에스생협 분들이 원주의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 “그냥 지나온 시간에 대해 이 야기 하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하 지만 막상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할 수록 참 후회되는 순간들 때문에 한동안 마음이 무 거워지는 것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2005년부터 ‘사회적일자리 사업’을 시작해서 2007년 햇살나눔을 설립한지 10년 동안의 수많은 과정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시행착오의 연속’이 라고 표현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설립부터 친환 경농산물 운송사업 그리고 지금현재의 친환경 농산 물가공업을 유지하기까지 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 었다. 사회적기업. 운송사업. 제조업 그리고 심지어 가장 기초적인 경영 상식조차 몰랐으니…. 마음이 무거웠던 가장 큰 요인은 사회적기업(요즘 은 사회적일자리 지원) 인증에 실패해서 직원들이 몇 달간 급여를 재대로 받지 못했던 적도, 운송사업 이 큰 손실을 내고 종료된 순간들의 막막한 순간들 그리고 이를 어떻게든 만회해보려고 시작하게 된 제조업의 높은 장벽과 생협 가공생산자가 되기까지 겪은 힘든 순간들을 되새기는 것이 사실 고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떠한 이야기들을 할지 생각할수록 점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 을 내가 애써 외면해왔다는 것을 깨닫고 위의 이야 기들이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일이 아니라 한없이 내가 반성해야 하는 부분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 었다. 사실 지금껏 내가 겪은 시행착오는 나에게도 문제 였겠지만, 나와 함께했던 주변 동료들과 나를 믿고 일을 해왔던 모든 이들에게, 준비가 턱없이 부족했 고 무지했던 ‘나’ 때문에 겪었을 불안감과 고통들에 진지한 사과나 반성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고백 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 조절을 적절하게 하지 못해서 이러한 이야기 를 할 수 없었으나, 에스생협 분들이 듣고자 했던 이야기인줄은 모르겠지만, 젊은이들에게 ‘도전’을 이야기하는 것 보다 그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을 잘 조성해 주는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그리고 이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창출 된 일자리 숫자’에 목매는 단기적인 정부정책으로 는 내가 겪었던 과정을 유사하게 겪을 가능성이 매 우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동안 성공한 사례만을 이야기 해왔으며 널리 퍼뜨려왔지 조금은 불편한 실패한 경험이나 사례를 통해 우리 스스로의 부족함을 반성하는 것 에 인색하다. 나 또한 내 실패사례를 이야기 하는 것이 매우 부끄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해 왔으니깐... 하지만 누군가의 성공담은 잠시 동안의 환상뿐이라 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성공담이 아닌 실패하고 굴복한 이들의 진지한 반성과 경험들을 통해 혹시 모를 위기를 잘 대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 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한다.
글 양정열 (합)햇살나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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