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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단체를 만나다 [24] 한국승강기협동조합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2-26
첨부파일 한국승강기협동조합.jpg 조회수 1,879

안전하고 튼튼한 엘리베이터를 위하여

한국승강기협동조합

강원도 원주시 섭재삼보길 236-23, 2층 (반곡동)

T 033-763-0250



Q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그 얘기를 하려면 먼저 현재 엘리베이터 산업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시공 및 유지관리 사업은 근본적으로 대기업으로부터 하청을 받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연하게도, 대기업이 하청 업체에게 많은 돈을 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최대한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 최대한 쥐어짜야 한다. 심지어 법적으로 그게 가능하다. 공식적으로 계약 형태는 제조 · 납품하는 대기업과 시공하는 중소 업체가 건설사로부터 공동도급을 받는 식이지만, 대표 수급자가 대기업이 되는 것이 문제다. 대기업에서 떼어갈 거 다 떼어가고 남는 몫이 시공 업체에게 돌아간다. 말이 공동도급이지, 실​상은 하도급이나 다름없다. 안타깝게도 현행법이 그걸 가능하게 해준다. 문제들이 안 생기려야 안 생길 수가 없는데, 우선 하청 업체는 사업을 성장시키기가 어렵다. 대기업이 괜히 대기업이 아니다. 아무리 많이 줘도 딱, 먹고 살 만큼 준다. 인건비, 운영비 쓰는 데 돈이 모자라지 않으면 다행이고, 사업개발비 같은 건 꿈도 못 꾼다. 여건이 이렇다 보니 시공 업체 입장에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일하게 된다. 시간을 아껴야 돈을 아낄 수 있는 만큼, 안전한 절차를 따르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이 업계에서 최소 15년, 많게는 40년 정도 몸을 담아 왔다. 그동안 변한 것이 없다. 아무리 생계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이 이래서는 안 된다. 그래서 시공 일만 하던 사람들이 모여 엘리베이터 도 만들어 보자고 하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제조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대기업을 끼지 않고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업계에서 사고가 안 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실제로 올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문제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3월에 부산에서 승강기 교체 작업에 투입된 30대 근로자 두 명이 죽었다. 이렇게 된 배경이 있는데, 계약금이 너무 적다 보니 부산에선 아무도 나서는 업체가 없었다. 결국 출장비도 받지 못한 채 서울에서 업체가 내려왔고, 최대한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일을 빨리 마무리하려 했던 것이다. 받기로 한 돈은 정해져 있는데, 작업 기간이 늘어나면 해당 인건비만큼 손해를 보는 셈이니까. 안전 절차조차 제대로 따르지 못할 만큼 급히 일을 진행했을 것이고, 자연히 사고가 나기 쉬운 환경이었을 것이다.

 

계획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 준다면

현재 다섯 명 발기인이 4천만 원씩 2억을 출자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출자금을 늘릴 것이다. 기간은 5년을 보고 있다. 5년 뒤엔 제조 공장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그때가 되면 공장도 세우고, 영업도 하고, 시공도 하고, 유지관리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다. 경쟁력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조합원 및 조합 사업에 관련된 사람들이 지금까지 강원도 엘리베이터 시공에 60퍼센트를 맡아 왔다고 보면 된다. 대략 1년에 400대 정

도 시공했다. 적어도 시공과 유지관리만큼은 어디서도 뒤지지 않을 만큼 충분한 기술력을 쌓았다.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나중 일이 되긴 하겠지만. 언젠가 엘리베이터를 직접 만들게 되었을 때, 많은 분들이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제품의 질이 떨어질 거라는 편견을 가지실까 봐 걱정된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은 몰라도 내구성, 안전성만큼은 우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은 원가절감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저렴한 것으로 쓰는 것이 보통이다. 결과적으로 엘리베이터의 경량화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대기업에서 가져가는 돈의 반의 반만이라도 제작과 시공에 돌려보자. 제품의 품질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혹시 승강기 시공 전문가로서 전해 줄 팁이 있다면

혹시라도 이용하던 엘리베이터가 멈춘다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영화처럼 승강기가 추락할 일은 절대, 절대 없다. 가만히 있으면 된다. 오히려 억지로 문을 열고 나가려다 사고가 생긴다. 신고를 했으면 기다리자. 설사 줄이 몇 가닥 끊어진대도 본체는 안 떨어진다. 보통 엘리베이터 한 대에 줄이 여섯 가닥 여덟 가닥 달린다. 그 외에도 안전장치가 여러 단계 걸쳐 설치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

 

끝으로 한마디
최근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엘리베이터 회사로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산재를 겪은 기술자들도 채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노약자와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한, 기존에 없던 디자인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됐든 다 같이 만족스럽게, 안전하게 일했으면 좋겠다.


글 김이석

도움주신 분 이사장 엄태영, 이사 김동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