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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미로주방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9-24
첨부파일 공유주방.jpg 조회수 1,617

원도심 속 공유주방 겸 문화공간 <미로주방>을 만나다!

 

계속해서 내리는 비로 뜨겁고 습해진 공기를 마치 노를 젓듯 훠이훠이 두 팔로 힘껏 저어가며 원도심 한가운데 중앙시장 2층 미로시장으로 향했다.

'가나다라' 동으로 나뉘어 각 동을 다리로 연결한 미로시장은, 지도로만 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은데 막상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름처럼 곧잘 길을 잃곤 한다. 자유시장 맞은편 라동 출구로 올라가서 몇 걸음 걷다 좌회전, 좌회전하자마자 다시 좌회전하면 제법 마니아층이 두터운 ‘모코롱’이 있고 그 옆에 ‘자매주막’ 바로 그 옆에 오늘 우리의 목적지인 ‘미로주방’이 자리 잡고 있다.

예비사회적기업인 ㈜프로젝트집의 이윤승 대표는 지역의 공간을 쓸모있게 사용하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흥미를 느끼고 공유주방 겸 문화스튜디오로 ‘미로주방’을 열었다. 음식 판매를 위한 공유주방이 아니라 나의 친구, 가족들과 음식을 나눠먹을 수 있는 문화공간인 셈이다. 자체적으로 유튜브 채널도 개설하여 계속해서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레시피 없이 요리하기’ 업로드 중) 


 

이번에 기획한 ‘생각맛집, 미로주방’ 프로그램도 이러한 맥락에서 운영 중이다. 오늘은 두 번째 트랙 첫 번째 시간으로 ‘감자와 함께 하는 남미여행’이다. 예비사회적기업 ‘온세까세로’ 박성언 대표가 풀어​놓은 삶의 이야기와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페루, 브라질, 멕시코, 베네수엘라, 칠레에서 만났던 음식 이야기가 고소한 기름냄새와 함께 따스한 공간을 만들었다. 

우리가 먹는 쌀처럼 감자는 엠빠나다(Empanada), 빠빠옐레나(Papa Rellena), 타코(Taco), 뿌체로(Puchro) 등 남미 사람들이 늘 먹는 음식들에 주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구수한 맛으로 다른 재료가 조화롭게 섞일 수 있도록 돕고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고마운 식물이자 음식재료인 감자, 하지만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남미와 달리 감자 값이 너무 비싸서 놀랐다고 한다. 
 

“한번은 감자를 사러 새벽시장에 갔는데 감자를 으깨서 음식을 만든다는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어요. 그 이야기를 들은 농부인 좌판 주인이 집으로 초대를 해서 가보니 집 마당 한쪽에 크​기가 작거나 크고 혹은 생채기가 나서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감자가 한 무더기였어요. 그래서 그 때 ‘못난이 감자로 음식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어요.”


 

얼마 전에는 버섯으로 속을 채운 엠빠나다를 선보여 비건(Vegan) 인증을 받았다. 9월 초에는 원주 혁신도시 내 로컬푸드직매장 ‘행복장터’에서 ‘농가레스토랑’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간상 프로그램 끝마치는 것을 못보고 아쉽게 문을 나섰다. 원도심 속 미로시장에 마련한 공유주방 겸 문화공간 ‘미로주방’에서 앞으로 이어질 재밌는 실험들을 기대하며, 원주의 협동조합을 방문하는 외부탐방객들도 한번쯤 들리고 싶은 재미있는 공간으로 콕! 마음속에 도장을 찍어놓았다.
 

 



글 김경숙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