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8-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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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20180628_153333.png | 조회수 | 2,562 |
생명을 낳고 기르고 지키는 공동체를 향해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 교토에 있는 북쿄대학에서 사 회복지학을 전공 하고 있는 천혜란 이라고 합니다. 원 주협동사회경제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만남과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참으 로 고맙고 행복합니다. 원주협동사회경제 네트워크와의 인연의 시작 저는 ‘장애를 가진 사람의 취로(就労)에 대한 사회 적 지원’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 있어 일을 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장애를 가 진 이들에게 노동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일 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이 사회에서 일할 권리가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관한 기본적 권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취로 문제는 고유하고 독자 적인 과제를 안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든 사람 들에게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중 증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일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거꾸로 인간에 게 있어 일을 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를 우리에게 묻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은 인간 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입니다. 그것 은 인간이라고 하는 생명체가 영위하는 생명활동 이며, 인간만의 생명활동의 방법이고, 생명의 발현 인 것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일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 동조합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한국에도 그러한 사회 적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 니다. 어딘가에 고용되는 것이 아니라, 복지서비스 의 대상자로써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 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도 주체적으로 일을 하며 또 한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급주체의 역할을 협동조합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조언을 얻고자 무작정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방문했던 것이 지금의 인연으로 이어지 게 되었습니다.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났고, 점점 협동조합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나다울 수 있게 – 생명과 존엄을 소중히 작년 봄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에서 ‘사회복지 법인 생활클럽 바람의 마을’(이하 ‘바람의 마을’)로 연수를 간다고 했을 때 저도 참가를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바람의 마을’에서 시작 하고 있는 유니버셜 취로(장애인 취로 지원 서비 스)라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던 때라 꼭 가보고 싶 었는데 타이밍이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감동의 물 결이 마구 몰려왔습니다. ‘내가 살고 싶은 시설’이라는 것이 바람의 마을이 복 지시설을 만들때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생각입니 다. 그 생각은 시설이라고 하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서비스라고 하는 소프트웨어에서도 똑같이 작 용합니다. ‘내가 받고 싶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하는 마음가짐으로 개호를 ‘해 주겠다’가 아니라, ‘ 지금, 상대방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가 무엇인가’ 를 늘 생각하며 행동합니다. 무엇보다도 이용자 한 사람 한사람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 사람답게 있 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돕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 었습니다. (제가 통역자로써는 부적합한 건지 모르 겠습니다만) 이케다 이사장님의 강의를 비롯하여 ‘바람의 마을’의 여러 시설을 견학하며 통역할 때 울컥해질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 기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켜주고자 하는 건 이 런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구도 고립시키지 않는 지역 만들기 나게 빌리지의 기본방침입니다. 생활클럽 생협을 모체로 하는 생활클럽 치바그룹의 4단체(복지법 인·생협·NPO·워커즈·콜렉티브)와 지역의 NPO( 장애인 취로 지원)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나게 빌리지가 거점이 되어 실천하고 있는 것 중 에 하나가 ‘생활클럽 안심시스템’입니다. 개호가 필 요한 사람들을 포함한 고령자와 지역의 모든 사람 이 지금까지 살아온 정든 지역에서 나답게 계속 생 활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지 역 내에서 서포트하겠다는 활동방침을 ‘생활클럽 안심시스템’이라고 정하고 사랑방, 건강상담실, 지 역교류, 라디오 체조 교실 등 여러 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의 여러 단체들이 협동하여 추진 하고 있으며 이나게 빌리지의 사업·활동을 통해, 교류·지원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이나게 빌리지의 직원들은 주민들이 서로 얼 굴을 아는 사이가 되어, 서로 돕고 도움받을 수 있 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늘 밖으로 나갑니다. 공원을 청소하기도 하고, 혼자 살고 있는 어르신들을 방문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운영조직인 5개의 단체가 공동으로 일년에 네 번 마켓을 열고 있습니다. 사계 절의 특성을 살린 이벤트로 어린이부터 어르신들 까지 지역의 누구라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으로 만든 홍보지는 이나게 빌리지로부터 약 1km권역, 13,000여 세대에 배포를 하고 있습니 다. 꾸준히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를 쌓아 가면서 이 나게 빌리지는 그 지역의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 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활동이야 말로 지역 커 뮤니티를 재생시켜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 들어 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 함께 살아가는 삶의 양 식이라는 위대한 유산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협동조합 이 커다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원주의 협동조합운동 경험과 성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 습니다. 물론 원주는 협동조합운동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협동조합의 수도 많습니다. 하지만 원주가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것은 단지 협동조 합운동의 역사가 길고 그 수가 많아서만은 아닐 것 입니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한 협동조합간의 수평적인 연 대를 꾀하고 있어서도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그것 은 지역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개개인 이나 조직이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 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협동조합이나 조직들이 연대하여 지역주민의 새로운 니즈에 부응하고 있다는 그러한 기대가 있 기 때문이 아닐까요. 원주 협동조합운동의 흐름 속 에서 중요한 것은 각각의 시기마다 협동조합운동 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명확한 미션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협동조합운동을 통해 고리채에 괴로워 하는 농민과 소상공인을 지키고자 했고 산업화에 의한 농촌과 농업, 농민의 붕괴를 새로운 협동조합 을 통해 돌파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IMF라고 하는 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는 협동조합간의 협 동을 통해 지역사회를 협동조합의 체질로 변화시 키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 입니다만 협 동조합(사회적협동조합 포함)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사회적경제조직이 설립되어 연대 의 고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원주협동조 합운동의 역사는 지역주민의 생활문제를 해결하려 고 한 역사이며 이것은 우리가 왜 협동조합을 해야 만 하는지 어디에서 시작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가 르쳐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3년 여덟 개의 단체로 시작된 원주협동사회경 제네트워크는 2017년 현재 34개의 단체와 3명의 개인회원이 모여 있는 커다란 네트워크를 구축하 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네트워크의 고리는 점점 더 확대되어 갈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올해는 네트워 크가 결성된 지 15년이 되는 해이며, 15년간 이종 협동조합간의 협동·연대·협업을 통해 지역의 다양 한 필요에 응답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편 으로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 등 장하고 있는 새로운 욕구들과 사회서비스에 대해 증가하고 있는 지역주민의 필요를 과연 어떻게 충 족시키며 대응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 또한 이루 어져야 할 것입니다. 법인격이 다르고, 분야와 업종 이 다르다 할지라도 같은 미션을 공유한다면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논의와 노 력 속에서 잊어서 안 될 것은 생명에 대한 존중입니 다. 지역을 재생한다는 것은 공동체를 살린다는 것 이며, 우리가 산다는 것이며, 내가 산다는 것입니 다. 이것이야말로 생명을 살리는 것이며 생명을 빛 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웃음소 리가 끊이지 않으며 보람을 느끼며 일을 할 수 있고, 나이가 들어도 그 동안 살아왔던 정든 지역에서 그 사람답게 안심하고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 을 해야 합니다. 생명을 낳고 기르고 지키며, 그 생명이 빛나고 재생 산되어 갈 수 있는 지역공동체를 향하여 우리는 지 속적으로 노력해 가야 할 것입니다. 글 천혜란 일본 북쿄대학 사회복지학연구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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