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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가게1] 골목상권이 살아야 지역 경제가 살아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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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이 살아야 지역 경제가 살아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 합 스토리한마당은 지역 골목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나 들가게 소개를 연재한다. 이를 통해 나들가게의 인지도 를 높이고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나들가게는 중소기업청이 2009년 10월 비상경제대책 회의에서 보고된 중소소매업 유통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스마트샵 육성지원사업의 명칭이다. ‘정이 있어 내 집같이 드나들 수 있는, 나들이하고 싶은 가게’라는 뜻이다. 2010년 1월 대형 할인마트와 대기 업슈퍼마켓(SSM)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슈퍼를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마련한 명칭이다. 매장 면적 300㎡ 이하 동네 슈퍼마켓에 대한 정부 지원 사 업으로, 원래 스마트샵(smart shop)이라는 명칭이었 지만 2009년 12월 나들가게로 변경됐다. 나들가게는 한때 전국 8,000여개 점포로 늘어났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6,000여개로 감소한 상황이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지역특화 사업을 통해 원주지역 기업과 협동조합간 협업으로 지역 내 사회적 경제 조직과 나들가게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조성, 지역 경제의 새로운 상생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계 획이다.


하나마트, 골목슈퍼 지키기 선봉장

장마가 시작되면서 폭우를 뚫고 배달에 나서 야 하는 시간이 늘었다. 그렇다고 매출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배달을 소홀하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최진규(49) 하나마트 대표의 마음이 더욱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쉼 없 이 매장과 지역 세대를 오가며 하루를 보내는 그다.
“야채가게부터 시작해서 그런지 매장에는 늘 신선한 야채를 두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오전 6시 청과물도매시장에서 그날 필요한 야채와 과일을 구입하고, 그래도 모자란 것은 가락동 시장을 이용해요. 때로는 농업인 새벽시장에서 신선한 제철 채소를 구입하기도 하지요. 새벽시장의 좋은 점은 전날이나, 새벽에 생산자가 직접 준비한 농산물이어서 믿고 살 수 있는데다, 소량으로 구입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고객들도 좋아하고요.”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것이 최 대표의 평생직장이 됐다. 고향이 충북 충주인 최 대표는 대학 시절 원주에 살고 있는 목사님을 만났고 목사님의 권유로 석유집에서 석유배달을 하면서 장사에 눈을 떴다.
“여름에는 어름 장사도 했는데 성수기 때는 하루에 순 이익이 130만원까지 치솟을 때도 있었어요. 그때가 1992년이었으니 엄청나게 많은 이익을 남긴 것이죠. 그렇다고 돈에 대한 욕심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장사를 알게 되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때문에 서울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농산물 직판장을 
운영하던 목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아마 제가 성실했는지 도와달라는 요청이었지요. 그 이후부터 야채에 눈을 뜨고 야채가게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쉽지 않은 시간도 많았지만 후회는 없어요. 농산물 직판이 란 시장을 통해 장사의 매력을 알았기 때문에 돈 보다는 일이 좋았습니다.”



대형마트·편의점에 맞서기 위한 협동조합 창립

처음 나들가게를 신청했을 때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줘 반짝 빛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과의 경쟁력에서 밀리기 시작하고 정부의 관심도 점점 사라지면서 나들가게의 경쟁력은힘을 잃어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자체와 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 공공기관에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다각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나들가게도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했 고요.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고 공동구매와 전략을 세워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물류센터가 가장 시급합니다. 나들가게 공동세일전을 하면서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 바로 물류센터 였어요. 다른 지역에는 있는데 원주에는 없으니 공동세일전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같아요. 투명한 협동조합, 신뢰받는 협동조합, 열려있는 협동조합이 되면 조합원들도 많이 좋아할 것 같고 부정이나 부패 같은 부정적인 요소가 사라질 것으로 믿습니다.”
최 대표가 운영하는 하나마트의 주력시장과 주력상품은 옛날 주택과 야채다. 하나마트가 위치해 있는 원동은 아파트 상권이 아니라 단독주택이 몰려있어 어르신 세대가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많은 골목과 주택이라 소통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요. 또 골목슈퍼를 운영하는데도 오히려 틈 새시장이 많아 장점도 있고요. 과거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분들은 모두 성실했습니다. 성실했기 때문에 구멍가게에서 슈퍼로 전환한 주인들은 돈도 많이 벌었어요.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골목까지 침투하면서 상황 이 많이 달라졌지만 지금도 성실하게 노력하면 먹고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요. 모든 부문에서 경기도 안 좋고 경쟁력도 떨어져서 매출이 생각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건비 정도는 충분히 벌 수 있는 구조
라고 봅니다. 나들가게 점주들이 모여 결성한 협동조합이 활성화되면 좀 더 나은 구조로 변해가리라 생각 합니다.”
원주시 나들가게협의회는 원주 나들가게 40여 곳이 모여 결성한 협동조합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나들가게가 현재의 상황에서 머물러서는 골목상권을 지키기 어렵다고 봅니다. 많은 변화와 혁신, 경영개선사업 등을 통해 청결은 물론이고 많은 물건으로 구색도 갖춰야 합니다. 또 가격도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협동조합이 잘 운영된다면 채소류 등 농산물을 공 동구매 형태로 생산자와 직접 거래할 수도 있어 지역 농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나들가게 점주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골목상권을 지키고 있는 나들가게에 시민 혹은 주민들의 도움도 절실합니다.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것이죠.”



골목슈퍼는 골목의 사랑방

여름은 겨울보다 고객이 더 많다. 겨울보다는 여름이 성수기인 셈이다. 지나가던 손님들도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들어온다. 몸이 피곤하고 더위에 지치기도 하지만 손님들에게 질 좋고 싸고 믿을만한 상품을 구입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 대표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귓가를 맴돈다.
 “주위에서 슈퍼를 하는 분들은 모두 친구고, 이웃이고, 형제입니다. 지역 안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운 명체이기도 하지요. 자본에 밀려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골목에서 의 추억과 기억을 떠올려보면 마음이 따뜻 해지지 않나요? 그런 골목을 만들어가는데 나들가게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습 니다.” 

장마가 시작된 6월 말 최 대표가 빗속을 뚫고 야채 배달에 나선다. 그의 어깨위로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은 마치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를 하는 듯하다. 나들가게와 그의 신념은 꼭 빛을 보게 될 것 이라고.


글. 원상호
사진. 원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