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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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2019.01월호_스토리그래픽_교정교열.jpg | 조회수 | 2,422 |
글.원상호 마트운영은 내 운명 서른 즈음의 그는 군부대 내 마트 운영 입찰을 따 내면서 인생의 황금기를 맞았다. 밥 먹을 틈도 없이 장사는 잘 됐다. 돈 버는 재미도 쏠쏠했다. 무엇보다 지금의 아내를 만난 곳도 부대 내 마트에서 일을 하면서다. 잘나가는 자동차 정비공에서, 잘나가는 마트 사장님으로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문막읍 동화리에서 나들가게 ‘부영마트’를 운영하는 김문수(49) 대표다. 그가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한 것은 성실함과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이었다고 아내 임정화(49)씨는 말한다. “2005년에 결혼을 했는데 성실함이 남달랐어요. 파일럿으로 근무하는 형부를 보러 갔다가 만나게 됐는데 형부의 칭찬이 자자했거든요. 지금까지도 그 성실함은 변함이 없어요. 아무리 과음을 하더라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가게로 출근을 하니까요. 아마도 그 성실함과 근면성이 지금의 남편을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프로포즈를 당연히 받아들였죠.” 동갑내기 남편 자랑에 신이 난 아내는 “서로의 고민을 나눌 때는 친구 같고, 가끔 엉뚱한 모습을 보면 아들 같고, 새벽잠이 별로 없는 모습을 보면 할아버지 같고 그래요.” 손남이 아닌 소중한 가족으로생각 김 대표는 2008년 부영마트를 인수했다. 친척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다른 일을 하게 되면서 가게가 나온 것이다. 부영아파트 1,500세대가 매력으로 다가왔다. 부대 내에서 마트를 운영하던 때와는 매출면에서 크게 차이가 났지만 장기적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부대 내에서 가게를 운영했어요. 그곳에서는 통닭도 튀기고, 만두도 팔고 그랬는데 잘될 때는 하루 매출이 500여만 원까지 치솟고는 했습니다. 정말 밥 먹을 시간도 없고,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을 정도였어요. 통닭을 하루에만 100여 마리씩 튀겼으니까요. 그러다가 동생과 함께 지금의 부영마트로 오게 됐습니다.” 부영마트의 개점 시간은 새벽 5시30분이다. 문은 새벽 1시에 닫는다. 야채와 과일은 항상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구입하고 있다. “야채와 과일은 신선하고 믿을 만한 것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제 나름의 경영철학이라고 한다면 바로 ‘양심을 지키면서 장사를 하자’인데 작은 물건하나 구입할 때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편입니다. 부영마트에 오는 모든 분들이 소중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좋은 물건을 가져다 놓을 수밖에 없더라구요. 인근 대형마트와 경쟁력에서 이기려면 역시 신뢰와 좋은 상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내 임 씨 역시 가게에 오는 손님을 손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 하는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임 씨는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와 먹을 것을 사는 데 돈이 없어 못 사 먹는 아이들도 있고, 슬쩍 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럴 때는 잘 타일러요. 먹고 싶은 것이 있는데 돈이 없으면 아줌마한테 말하라고요. 그럼 사주겠다고. 그러다보니 어떤 아이는 자주 와서 사달라고 하기도 하지요.(웃음)” 골목상권 살리는데 정부·지자체 관심 절실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일을 묻자 김 대표의 아내가 불평하듯 말하면서도 살짝 미소를 띄운다.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거나, 밥을 먹기 어렵다는 겁니다. 365일 문을 닫지 않으니 시간이 잘 맞지 않아요. 얼마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은 꼭 쉬자고 규칙을 정해놨는데 잘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어요. 쉴 팔자는 아닌가 봐요. 남편이 새벽에 문을 열고 오후 2시에 교대를 해주고, 저녁에는 삼촌이 나와 새벽 1시까지 일을 해야 하니 모일 기회가 없는 것이죠. 그래도 하루 종일 남편과 있으면 다툼도 더 많았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죠.” 일흔을 넘긴 어머니도 힘을 보탠다. 청소와 야채를 담는 일은 어머니가 도맡아 하기 때문이다. 불황에도 가게가 희망이 되는 것은 인건비 문제가 해결되서다. 온 식구가 달려들어 일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4,000만 원을 들여 모델숍으로 리모델링도 했다. 김 대표는 “2,000만 원은 지원을 받고 2,000만 원은 자부담이었는데 리모델링 후 매출이 10% 정도 오른 것 같아요. 큰 힘이 되는 것이죠. 2020년부터는 나들가게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는데 걱정입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큰데 잘 되려나 모르겠어요.” 나들가게에 대한 지원이 끝날 것을 염려한 나름의 대비책도 세워뒀다. 나들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이다. 나들가게의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고, 공동구매와 전략을 세워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많은 분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이나 2월부터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마냥 그것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지금은 세일전을 하면 지원이 꽤 쏠쏠하거든요.” 김 대표 부부는 부영마트가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노인이나 아이들 모두 스스럼없이 들어와 쉬다 가기도 하는 곳 말이다. “노인 분들이 쉬러 오면 음료수도 드리고 해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죠.” 92㎡ 규모의 부영마트에 희망이 엿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신뢰와 믿음에서 오는 것 같다. 부지런히 마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깔끔하게 정리하는 식구들의 모습이 정답다.
---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은 지역 골목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나들가게 소개를 연재한다. 이를 통해 나들가게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나들가게는 중소기업청이 2009년 10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보고된 중소소매업 유통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스마트샵 육성지원사업의 명칭이다. ‘정이 있어 내 집같이 드나들 수 있는, 나들이하고 싶은 가게’라는 뜻이다. 2010년 1월 대형 할인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SSM)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슈퍼를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마련한 명칭이다. 매장면적 300㎡ 이하 동네 슈퍼마켓에 대한 정부 지원 사업으로, 원래 스마트샵(smart shop)이라는 명칭이었지만 2009년 12월 나들가게로 변경됐다. 나들가게는 한때 전국 8,000여개 점포로 늘어났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6,000여개로 감소한 상황이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지역특화 사업을 통해 원주지역 기업과 협동조합 간 협업으로 지역 내 사회적경제 조직과 나들가게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조성, 지역 경제의 새로운 상생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