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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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굽이길1.jpg | 조회수 | 2,888 |
단종과 김삿갓의 애환이 녹아있는 ‘싸리치 옛길’
며칠 전만하더라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봄눈이 오고, 아침저녁 싸늘한 공기로 움츠리게 하더니 남쪽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던 꽃소식은 이제 산과들을 온통 천연색 수채화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새해 첫날이 100여일 지난 지금 작심삼일이란 말처럼 자꾸 게을러지고 여기저기 ‘비업무용 지방(?)’이 넉넉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 나잇살로만 치부하긴 걱정이 됩니다. 한해의 4분의 1을 넘기는 지금 다시 한 번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18.1km를 걸으면서 들풀과 개나리, 진달래, 철쭉과 동행하며 심신의 에너지를 채우기 적합한 원주굽이길 15코스 싸리치 옛길로 나서 봅니다. 원일로 중앙시장 버스정류장을 기점으로 23,24,25번 버스를 타고 신림공원 옆 ‘마지정류장’에서 하차를 하시면 작은 소공원 입구에 종합안내판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공원을 넘어가면 명성교회 수련원 후문 방향으로 나오게 되면 남쪽으로 길을 따라 옛길을 걸으실 수 있습니다. 30년 전 원주에서 영월을 잇던 국도가 터널이 뚫리면서 88번 국도로 새로 생기면서 싸리치재를 넘어가는 그 길은 자연스럽게 걷기 좋은 길로 변모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름도 싸리치 옛길이라 명명하고 산마루에는 정자와 경찰관 시인이라고 불린 신림출신의 전영찬시인의 시비(詩碑)를 세워 몸도 마음도 쉬어가기에 적당한 곳이 되었습니다. 이 길은 방랑시인 김삿갓이 고향 영월을 넘나들던 전설과, 어린나이에 친 숙부에게 버림받아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청령포 유배지로 가던 그 한이서려 ‘싸리치 꽃이 되었다’는 시인의 표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유가 있으면 명주사 고판화 박물관에 들러 판화계의 동양최고의 명소로 자리 잡은 그곳에서 또 다른 예술세계를 엿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라고 권합니다. 2004년에 문을 연 이 곳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티벳, 몽골, 네팔 등 판화가 발달한 동양의 고판화 자료들을 전시하며 이와 관련된 것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곳으로 상설 판화 체험관이 있고 때로는 특별기획전을 열기도 합니다. 싸리치재를 넘어 좌측 산길로 이어지는 이 길은 황둔임도로 연결됩니다. 황둔임도의 특징은 시야가 탁 트여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치유의 공간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길 중간에는 음료수나 간식을 구할 곳이 없기 때문에 충분한 간식과 물을 준비해 가시기를 권하고, 한적한 산길이 이어지니 혼자보다는 여럿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걸으시길 바랍니다. 종점은 피노키오캠핑장을 거쳐 소야정류장으로 내려와 마치게 되는데 원주 중앙동 방향으로 돌아오는 버스는 24, 25번으로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고 가시면 유용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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