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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민중교역 생산지 현장 탐방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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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 공정무역을 위해

12월 14일부터 19일까지 4박 6일간 필리핀의 민 중교역 생산지 직원 연수 길에 올랐다. 원주생협은 두레생협연합회의 22개 회원생협에 소속되어 있 고 이 생협들은 전국에 12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생협 내에서 주로 매장사업을 담당하고 있 는 이들 18명이 연수에 참여하였다. 목적은 네그로 스와 파나이섬에서 마스코바와 발랑곤 바나나를 생산·판매하고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공정무역기 업 ATPI(Altertrade philippines, Inc)와 마스코 바도 가공공장 ATMC(Altertrade Manufacture Corporation) 견학 그리고 사탕수수와 발랑곤 바 나나 생산자 공동체와의 교류가 목적이었다. 두레생협에서는 공정무역 생활재인 마스코바도를 국내최초로 조합원에게 공급하였고, 국내에서 생 산되지 않는 다양한 생활재를 공정무역을 통하여 조합원에게 공급하고 있다. 현재 원주생협에서는 커피, 올리브유, 통후추, 버진코코넛오일, 통후추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2016년 하반기부터는 필리 핀의 야생바나나종인 발랑곤 바나나를 새로이 공 급하기 시작하였다. 조합원들의 선호도가 높은 마 스코바도와 새롭게 공급하게 된 발랑곤 바나나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는 유익한 연수가 되리가 생각 되어 자원하였다.

' 첫날, 마닐라공항을 거쳐 네그로스의 바콜로드시 에 있는 숙소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오후였다. 잠 시 짐을 풀고 두레생협연합회와 민중교역기업 ATPI 직원들이 마련해 준 환영만찬에 참석하였 다. 앞으로 연수기간동안 함께하며 도움을 주실 분 들이었다.
둘째날,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아침에는 꽤 굵은 비가 내리면서 한기마저 느껴졌다. 오전 일정으로 ATPI를 방문하여 설립역사와 그들이 하고 있는 역 할, 활동 영상물을 보며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 졌다. ATPI는 1987년 네그로스에 닥쳐온 설탕 산 업의 위기로 인한 굶주림과 빈곤해결을 위해 설립 되었다고 한다. 마스코바도 제조 및 가공, 발랑곤 바나나 수매와 포장, 소생산자 개발 프로젝트 운영 그리고 필리핀 국내와 해외 마케팅 및 수출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생산자들은 파트너이며 생산자 들의 지속가능하고 존엄한 삶, 주체적인 삶의 영위’ 라는 큰 비전을 위해 ‘좋은 생활재를 생산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려서 빈곤을 극복한다’ 라는 미션을 너 무나 성실히 실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네그로스는 설탕의 주요 생산지답게 도심을 벗어 나니 들판의 대부분이 사탕수수밭인 듯 보였다. 오후엔 사탕수수와 발랑곤 바나나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 핍파(PIBFA)공동체를 방문하였다. 생산 자 22명중 여성생산자가 더 많다고 한다. 2011년 유기농업을 시작하여 2015년엔 사탕수수, 발랑곤 바나나, 코코넛까지 유럽유기농인증(IMO)을 받았 다고 한다. 핍파공동체에는 민중교역기금으로 사 탕수수와 발랑곤 바나나를 농사짓고 수확하여 운 반하는 수단인 카라바오(소)가 지원되었다고 한다. 싱글맘 유디트는 <카라바오 지원프로젝트>로 가 족이 흩어지지 않고 8명의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었 다고 한다. 이 카라바오는 대형트럭도 아니고 원화 로 75만 원 정도 가격의 ‘소’라는 이야기에 생산자 들이 겪고 있는 빈곤의 정도를 느낄 수 있었다.
셋째날 필리핀에 남아 있는 유일한 전통방식 마스 코바도 가공공장(ATMC)을 방문하였다. 최소의 기 계를 활용하고 처음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사람의 손을 거치는 공정과정을 고수함으로써 효율성보다 는 사람을 중시하는 ‘마스(사람)’+‘코바도(설탕)’= ‘사람들이 만들어낸 설탕’의 가치를 지켜내고자 하 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셋째날 오후, 다마(DAFWARBALS)공동체를 방 문하였다. 다마에는 마스코바도 설탕포장지에서 보았던 인물, 파파 다니엘이 계신 곳이었다. 다마공 동체에는 민중교역기금으로 자동양수시설이 지원 되었다고 한다. 이 자동양수시설은 화석연료를 이용하지 않고 물의 흐름을 이용해 농업용수로 활용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올 해 닥친 엘니뇨(장기 간 가뭄)때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어 사탕수수생 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다니엘의장님의 부 드러운 미소 속에는 빈곤으로부터 가족을 지켜내 고자 하는 강인한 의지와  환경도 놓치지 않는 지혜 로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공동체의 정신적 지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넷째날은 발랑곤 바나나 생산공동체 방문을 위하 여 파나이섬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태풍으로 배가 뜨지 못하여 대기 상태였다. 결국 파나이섬으로의 이동일정은 취소되고 네그로스 북부에 위치한 PATAG를 방문하였다. 바다에선 태풍경보가 내렸 다고 하는데 내륙은 필리핀에 서 처음 맞는 맑게 겐 하늘이었다. PATAG는 발랑곤 바나나 생산을 비롯 하여 15년 전부터 발효퇴비로 유기농채소를 재배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알터트레이드에서 새롭게 시작한 꾸러미사업에 판매하여 수익을 내고 있다 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오이, 가지, 호박등이 심어 진 모습이 아늑한 전원마을 같 은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날, 태풍이 잠시 지나가고 어렵게 파나이섬 의 카를레스공동체(CARLES)를 방문하였다. 발랑 곤 바나나는 필리핀의 토착재래종으로 주로 해발 600m정도의 비탈진 언덕에서 야생으로 자라며 바 나나 잎을 퇴비화해서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사탕 수수보다 기후변화에 취약하여 조그마한 태풍에도 쉽게 떨어지고 상하게 되는 농작물이라고 한다. 특 히 파나이는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이어서 수시로 태풍의 피해를 입고 있으며 최근엔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을 예측하기도 어려워 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발랑곤 바나나 생산자 들은 다른 생산자들보다 더 가난할 수밖에 없는 열 악한 환경이라고 한다. 2012년 욜란다 태풍 피해 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통하여 전기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태양광을 활용한 양수펌프 설치기금이 지원되었다고 한다.

마스코바도 500g 한 봉지와 발랑곤 바나나 1kg에 는 공정무역기금 100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필 리핀 연수는 작은 100원의 힘이 결코 작지 않으며 저개발국 생산자들의 자립과 더 나은 미래를 계획 하는 데에 큰 힘으로 쓰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마스코바도 500g과 발랑곤 바나나 한 송이에 담겨 있는 가치를 항상 기억하며 우리의 무 의식적인 소비가 좀 더 가치 있는 소비로 전환하는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더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글 최윤경 원주생협 단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