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5-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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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사회적_경제와_대학의_역할_1.jpg | 조회수 | 2,773 |
대학의 시계, 세계의 시계와 같이 움직여야 대학과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경제와 대학의 역할’ 토론회가 열렸다. 상지대와 원주시,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공동주최하고 상지대 협동사회경제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상지대 본관 5층 강당에서 지난 4월 11일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송경용 한국사회적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의 기조발제와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실 이은청 행정관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토론에서는 우영균 상지대 부총장이 좌장을 맡아 오영오 LH 미래혁신실장, 김종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 최덕천 상지대 교수, 조세훈 원주푸드협동조합 상임이사가 참여했다. 정대화 상지대 총장은 개회사에서 “상지대는 지난 10년 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사회협력대학으로의 새로운 비전을 설정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가 저물기 전에 상지대는 우리나라 사회적 경제 선도 대학, 모범대학이 될 수 있도록 다른 어떤 대학보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 기조 발제 / 송경용 신부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송 신부는 유럽의 우수한 대학 사례를 들어 상지대의 역할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협동조합 대학’을 제안했다.
핀란드의 알토 대학 핀란드의 알토 대학은 인문대와 공대, 디자인 대학을 통합한 대학입니다. 제가 두 차례 만난 알토 대학 관계자들은 통합의 이유를 한결같이 세계화 시대에 대학은 지역과 한 나라의 상황에만 대응하고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핀란드의 경제력 대부분을 차지했던 노키아가 망하고 나서는 그 위기감이 더했다고 합니다. 대학 교수진뿐만 아니라 정부와 학부모, 학생들까지도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고 전 교육과정, 대학의 체계를 일신하였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통합(융복합)교육, 대기업(과 기성질서)에 의존하지 않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능력 배양, 지역과 핀란드를 뛰어넘어 교실과 세계가 곧바로 부딪히는 교육과정(내용), 학생들이 스스로 이끌어가고 교수들(각 분야의 전문가 포함)은 멘토 역할을 하면서 수업이 곧 창업 과정이 되는 교육으로 재편, 이 결과 세계적인 게임회사가 학생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수백 개의 창업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덧붙여 특정 대기업에 의존하던 핀란드의 경제구조가 바뀌고 학생들도 당연시되었던 졸업과 동시 대기업 취업이라는 안일함에서 벗어나 도전 의식, 창조력과 독립능력이 배가 되었다고 합니다.
몬드라곤 대학 몬드라곤 협동조합이 설립한 대학이지만 몬드라곤 협동조합, 교직원, 학생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 대학입니다. 이 대학은 몬드라곤이라는 협동조합이 협동조합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설립되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오고 있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졸업생들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교육 과정이나 내용도 대단히 혁신적이고 창의적입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혁신과 세계화 전략에 맞추어 대학도 경제이론과 경영 방식의 혁신 의제뿐만 아니라 혁신적 기술 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있고 창업과 곧바로 연결되는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협동조합인 해피 브릿지와 협력을 통해 국내 여러 대학과 기업가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EU의 혁신 캠퍼스 EU에서 한때 혁신 캠퍼스를 지정해서 지원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조건은 외국 대학과 협력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자신들의 틀 안에 갇혀있지 말라는 뜻이었겠지요. 유럽의 많은 대학이 외국 대학과 연합해서 혁신을 교육하고 연구하고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고 지정이 되면 100억 원 이상의 큰돈을 지원했습니다. 대학의 역할 대학도 사회적 기구로서 특정 지역에 속해 있지만, 대부분 대학은 지역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합니다. 서울에 있는 기구나 단체의 회의에는 열심히 참여하지만 지역 내에 어떤 단체들이 어떤 의제로 활동하고 있는지, 어떤 역동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지역민들도 ‘우리 대학’이라는 감정을 갖지 못합니다.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을 옥스퍼드 시민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 대학’이라고 부르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정치도 사회도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역 연구를 통해 지역사회와 단단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살려내고 지역의 자원들과 접목하려는 끈질긴 노력이 없이는 대학은 공중에 뜨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세계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구멍가게도 세계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오래전에 이미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졸업 이후 학생들이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이 문제가 대학의 가장 큰 숙제 아니겠습니까? 기성 기업의 취업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소위 명문대학 출신들도 취업률이 급감하고 있는데 지방대학 출신들은 더 심각하겠지요.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됩니다. 작은 중소기업들도 세계와 경쟁해야 합니다. 대학에서부터 준비시켜야 합니다. ‘단번 도약’의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국내의 대학들과 경쟁하겠다, 국내기업의 수준에 맞춰보겠다는 교육은 오히려 허망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의 흐름이 교실 안에서 흘러야 합니다. 대학의 시계가 세계의 시계와 같이 움직여야 합니다. 다른 나라 대학이, 학생들이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지 파악하고 가야 합니다. 대학이 다른 나라 대학들과 연합하고 학생들이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국내를 뛰어넘어 곧바로 세계로 직행하는 교육과정과 내용의 ‘단번도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지대의 역할 상지대학교는 지역사회와의 협력, 민주화의 모델이자 상징입니다. 이는 어느 대학도 가지지 못한 큰 자원입니다. 상지대학이 지닌 자원을 보존, 계승,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협동조합 대학’을 제안합니다. 이 비전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우선 대학 안에 협동조합 활동을 활성화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소비자 생협을 창설하고, 사회적 경제와 혁신을 가르치고 실현해 나가는 각종의 창업 교육과정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상지대학의 사회적 경제 교육은 이론적인 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하겠지만 좀 더 프랙티컬(practical, 현실적인)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 사회적 경제는 아직은 초창기입니다. 무수한 영역이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림, 수산, 농업, 제조업, 유통업, 첨단산업, 도시재생, 사회주택, 시민 자산화, 사회적 금융 등 참으로 많습니다. 사회적 금융 분야만 둘러보아도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훈련기관이 아무곳에도 없습니다. 이 분야에서만 향후 몇 년 사이에 수백 명의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 토 론 / 오영오 LH 미래혁신실장 공공기관과 대학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 협력을 위해서 공공기관들은 사회적 경제 기반 조성을 통한 지역 주민 삶의 질 개선 및 지역 상생·협력을 추구해야 한다. 대학은 사회적 경제 지식의 보고, 사회적 경제 관련 아이디어 창출과 사회적 경제 전문 인력 육성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과 지역 대학이 협력해 사회적 경제 인재육성은 물론 문화활동을 추진해야 한다. LH의 경우 사회적 경제의 지속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대학인 경남과학기술대학과 함께 ‘사회적 경제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또 경남과기대와 시민단체, 시의회 등과 함께 진주시 공정무역마을 지정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 토 론 / 김종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양대학교는 사회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교과/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에는 사회혁신융합전공을 신설하고 사회혁신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사회적 경제 리더과정, 기업 CSR과 함께하는 사회혁신이 있다. 사회봉사교과목으로 1,114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2,893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소년 체인지메이커(Changemaker) 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국제기구 전문가 초청 특강 및 워크숍을 비롯해 디자인 싱킹을 활용해 청소년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스쿨 프로젝트, 다문화 멘토링과 대학생 청소년 멘토링, 한양 창의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 토 론 /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 사회적 경제 교육은 사회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하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 사회적 경제를 경험하면서 협동하면서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상상할 수 있도록 자극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사회적 경제 교육의 관점을 좀 더 분명하게 세우는 일도 시급하다. 일선 교육 현장에 깊이 침투한 과도한 경쟁의 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협력적 사회의 기초를 튼튼하게 뿌리내리기 어렵다. 특정한 과목을 사회적 경제로 바꾸는 데서 나아가 전반적인 대학교육에서 협력과 연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학 수업 자체에서 어떻게 협동을 가르칠 것이며, 그에 따라 학교의 체질과 체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질문해야 한다.
/ 토 론 / 최덕천 상지대 교수 지역 대학과 지역공동체 간의 상생 협력을 위해서는 조직적·제도적 근거가 필요하다. 첫째, 사회적경제 기업-(행정, 대학, 중간지원조직)-시민사회가 협약을 통해 ‘(가칭)사회 적경제지역협의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상지대학교,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강원도, 원주시, 지방의회, 사회적경제협의회 소속 기업, 소비자 등 시민사회단체 등이 함께할 수 있다. 둘째, 위의 협의회를 통해 사회적 경제 관련 지원사업에 ‘민-행-학-중간지원조직’ 컨소시엄으로 참여 및 수주, 운영을 함께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성장지원센터, 사회적경제혁신타운 등을 상지대학교에 유치하여 창업보육 지원을 하려는 것은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 토 론 / 조세훈 원주푸드협동조합 상임이사 대학은 지역사회로 보다 개방되어야 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수요가 창의적으로 수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대학이 지역사회의 중요한 혁신역량으로 작동할 때 지역대학의 위기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과장해서 표현한다면 대학 캠퍼스의 담장을 무너뜨려야 한다. 강의 등 교과목에도 지역 의제가 포함되어야 하고, 대학의 자원들은 지역에 개방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지역주민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지역의 실체를 경험할 수 있어야 대학의 지역화, 학생들의 정주화가 가능할 것이다. 상지대의 경우 상지대 생협이 운영하는 학생식당 등의 로컬푸드 활용, 국제유기농센터 운영 경험, 지역사회와 함께 협동사회경제연구원을 운영하는 등의 소중한 사례가 있었지만, 개별적이고 단속적으로 진행되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지역의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학제 간 협력 등 대학의 구조 자체를 창의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
사진 원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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