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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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포맷변환]20170928_090130.jpg | 조회수 | 3,580 |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마르쉐 장터’, 양평 문호리의 ‘리버마켓’ 등…. 농부시장의 세계적 확산으로 한국에서도 지자체가 운영하는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로컬푸드 판매를 원칙으로, 친환경 농산물 판매를 지향하는 이러한 마켓들은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친환경농업의 확산과 판로확보에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8일(토)을 시작으로 원주에서도 로컬 친환경 농산물과 요리, 그리고 사회적경제가 함께하는 ‘생생마켓’을 진행하고 있다. 원주에 사는 즐거움에서는 생생마켓에 참여하고 있는 생산자를 소개하는 코너를 연재한다. 이번 호에서는 식용곤충을 키우고 있는 청년농부의 꿈과 희망을 들어본다.
최근 조선일보 섹션 면에 재미있는 기사가 게재됐다. ‘소고기 대신 귀뚜라미 구워먹으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 라는 제목의 기사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막을 식용 곤충이 지속 가능한 농업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8%는 축산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자동차 등의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14%보다 많다. 가축이 먹을 사료를 만들기 위해 삼림을 개간해 농작지로 만들며 엄청난 양의 물도 소비된다. 식용 곤충은 가축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곤충을 먹는 인구는 20억여 명, 식용곤충 종류도 2,000여종에 달한다. 아시아에서는 29개국이, 아프리카에서는 36개국, 남아메리카 23개국, 유럽 11개국, 오세아니아 14개국에서 식용곤충을 먹고 있다. 한국은 전통적인 식용 곤충인 누에번데기를 비롯해 벼메뚜기, 백강잠(누에)과 과학 연구를 통해 식용 곤충으로 개발된 갈색거저리 애벌레,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애벌레,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등 7종이 등록돼 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식량이 부족해지자 곤충이 중요한 식량원으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우기(雨期)나 사냥감과 물고기가 부족해질 때에는 애벌레가 널리 소비된다고 한다. 킨샤사 지역에서만 한 해 96톤의 애벌레가 소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용 곤충은 경작지는 물론 물도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다. 특히 가축의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축은 분뇨와 트림, 방귀 등으로 메탄 같은 온실가스를 직접 배출한다. 사료 생산 과정에도 화석연료가 들어가 간접적으로 온실가스가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8%가 가축에게서 나온다. 소고기 1㎏을 만드는 데 온실가스 2,850g이 배출되지만 귀뚜라미는 1.57g에 그친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곤충산업 규모는 2009년 1,500억 원대에서 2015년 3,000억 원대로 증가했다. 2020년에는 1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벌레라면 질색하는 사람들에게 곤충이 지구온난화를 막고 인류를 먹여 살릴 대안식품이라고 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하게 귀뚜라미를 키우고 있는 청년이 있다. 원주 흥업면에서 ‘사람과 곤충’ 농장을 운영하는 임승규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에게서 귀뚜라미와의 즐거운 동거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람과곤충은 어떤 곳인가요? 쌍별귀뚜라미를 키우는 전문 농장입니다. 약 30만 마리 정도의 귀뚜라미를 키우고 있어요. 견학이 가능한 귀뚜라미 사육실이 있고, 어린이들이 식용 곤충을 재료로 쿠키·빵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주방이 있습니다. 또 방갈로가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와서 1박 2일로 묵으며 곤충을 체험하고, 옆의 텃밭도 가꾸고,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짜고 있어요.
메모를 하고 그림을 그리며 생각을 정리하는 편입니다. 어묵 장사를 하고 싶고, 슈퍼마켓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았어요.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다보니까 ‘개구리’가 나왔고, 검색을 해 보니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3년 동안 전국 개구리농장을 다니면서 배우고, 공부를 해 개구리 농장을 열었습니다. 개구리의 먹이로 밀웜(갈색거저리 애벌레)이나 파리 구더기, 귀뚜라미 등을 사용하는데 그 중 귀뚜라미가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렇게 먹이 용도로 귀뚜라미도 함께 사육하게 됐고요. 그 때만 해도 귀뚜라미가 양서류 먹이로만 판매되었는데, 작년 1월부터 귀뚜라미가 식약처 에서 식품 원료로 승인이 났어요. 자연스럽게 식용 곤충으로 분야를 넓히게 된 겁니다.
등 부분의 하얀 점무늬가 양쪽에 있어서 쌍별귀뚜라미 라고 해요. 외래종으로, 보통 알고 있는 귀뚜라미와는 달리 점프를 하지 못해요. 알을 받으면 일주일 만에 부화해, 일곱 번의 탈피를 거쳐 성체가 되는 데 30일 정도가 걸립니다.
식용 곤충으로서 귀뚜라미에 대해 소개한다면? 저는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앉아서 몇 통이고 그냥 비우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고소하고 맛이 좋습니다. 과자나 피자 도우, 큐브치즈 등 분말을 넣어 제조된 식품도 많고요. 영양학적으로는, 같은 무게의 쇠고기와 비교했을 때 귀뚜라미의 단백질 함량이 0.8% 더 많아요. 단백질 함량은 거의 비슷하지만 지방이 훨씬 적죠. 곤충에 있는 지방 자체가 식물성과 동물성의 중간적 성질이라 몸에도 좋고요. 우리나라는 운동하시는 분들이 유청단백질을 주로 섭취하는데, 일본만 해도 식용 곤충을 이용한 단백질보충제를 많이 복용해요. 우리나라도 서서히 그렇게 바뀔 겁니다.
몇 차례 참여했어요. 홍보가 많이 필요한데, 아직 제품이 덜 준비된 면이 있어요. 식용 곤충을 가지고 쿠키든 빵이든 다양한 제품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건조된 고소애만 갖고 나가다 보니까 좀 재미가 없었죠. 앞으로 가공 제품이 다양화되면 더욱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이 식용 곤충을 자연스럽게, 혐오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선입견이 자리 잡기 전인 아이들 위주의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는 거고요. 체험과 교육을 통해, 5~10년이 지나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게끔 변화시키고 싶어요. 지금까지가 애완 곤충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식용 곤충 시장이 형성되고 있거든요. 그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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