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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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포맷변환]1507602680760dcbcc2ad59adea018c938df1d17b5.jpg | 조회수 | 3,585 |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에서는 ‘공동체를 향한 리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교육위원회에서 조합원 단체를 대상으로 교육 욕구 조사를 실시, 차 서면 설문조사와 2차 유형별 심층 면접조사, 3차 시나리오 워크숍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임원 역량 강화, 차세대 지도자 발굴, 연대감 고취 등의 목적을 담은 ‘공동체를 향한 리더교육’ 과정을 개설하게 되었다. 총 3학기동안 24개의 강의가 열리며, 1학기 과정은 8개 강의로 2017년 8월 18일부터 11월 25일까지 격주로 금요일마다 진행된다. 이에 ‘원주에 사는 즐거움’에서는 매 강의별 수강생들의 소감을 담은 리뷰를 게재한다. 1강 우리는 왜 협동을 이야기 하는가? - 협동운동과 사회적경제 “100년 묵은 느티나무는 협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혼자 설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협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99%이다.” 1강을 맡은 김기태 소장이 강의를 시작하는 모두발언이었다. 이어진 강의에서 나에게 가장 와 닿은 내용은 ‘협동운동’이었다. 협동운동을 구성하는 네 글자[協同運動]에는 각각의 뜻이 있다. 협(協)
협 자는 열 십(十) 자 변에 힘 력(力) 자가 3개 있다. 10명씩 세 개의 힘 즉, 30명의 힘을 모으는 게 협동이다. 3~4명으로는 협동의 힘이 생기지 않는다. 옛날 마을 단위에서는 최소20~30가구가 안 되면 마을이 존속되지 않았다. 이는 두레나 품앗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특히 두레에서는 모내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0~30명이 필요했다. 진정한 협동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30명 정도 되는 힘을 모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3개의 힘 력(力) 자는 같은 글자인데도 위 에 있는 것이 약간 크고 아래 있는 두 개가 약간 작다. 한자를 예쁘게 만들기 위함도 있겠지만, 아전인수 격으로는 ‘좋은 리더와 좋은 멤버가 있어야 한다.’고 해석을 할 수 있다. 국제협동조합연맹의 가치에 보면 ‘조합원들은 협동조합 선구자의 모범에 따라’라는 표현이 있다. ‘선구자’나 ‘지도자’, 그들이 어떤 모범을 보이는지, 더 성공적이고 모범적 행동을 따라간다는 표현을 쓴다. 여기서 빨리 가는 사람이 지도자이고, 약간 뒤에서 따라 잡으려는 사람들이 멤버, 조합원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하는 사람은 항상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동운동의 동력은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가 하고 있다‘라고 믿는 것이다. 영리기업은 이익이 우선이 된다. 기업 같은 경우 ‘갑질’이 일어나도 별로 갈등이 일지 않는다. 계약 관계라고 생각하는 이유 때문에 보통은 잠잠하다. 그런데 협동조합에서는 서로의 방향이나 생각이 조금만 달라도 갈등이 발생한다. 조직적으로는 갈등관리 등에서 다루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성찰이 필요하다. 내가 욕심이 있어서 저 사건을 크게 보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측면이 있는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자기 마음속에 자꾸 브레이크를 걸어주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정말 작고 해소하기 쉬운 것도 자존심 싸움이 된다. “사람을 조직하는 것이 협동운동에서 가장 중요 내 옆의 사람을 움직여 함께 힘쓰도록 하는 것” 동(同)
한 명 한 명의 자립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모이려면 울타리가 있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18세기에 계를 통해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황해도에 산불이 나서 황해도 감사가 주변에 사람들을 모아서 나무를 심는 식림계를 조직했다. 이것이야말로 사회적 협동조합이 아닌가. 일제강점기에 탄압으로 계를 만들지 못하다가 3·1운동 이후 6개월 만에 3만 개의 협동조합이 조직되었다고 한다. 협동조합이 만들어진 후 5년 만에 만 개를 넘었다고 하니, 100년 전 선조들에 비하면 우리의 협동의 기운이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혼자서 어떤 바람이 불어도 꼿꼿이 서 있을 수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의 역량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결국은 모여서 비바람을 이겨내야 하는데, 울타리를 만들어 같이 모여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운(運)
운(運) 자의 일부를 보면 군(軍) 자가 있는데, 이는 진을 치고 나가는 군인의 모양이다. 협동운동이 제대로 되려면 나름의 규율과 규칙이 있어야 한다. 처음 협동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갑질’을 당하지 않기 위해 협동조합에 왔는데 여기서도 지킬 것이 많으니, 규율이나 규칙에 대해 얘기하면 ‘꼭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반드시 나온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실제 운동은 방향을 가지고 가야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질서정연하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짊어지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운동’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또 뭔가를 짊어지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협동조합의 가장 익숙한 패턴은 ‘밴드’다. 록 밴드 말이다. 구성원 중에 스스로 짊어지기로 한 것이 힘들거나, 혹은 음악적 ‘일구(一口)’, 즉 입이 서로 맞지 않거나 하면 갈라지는데, 제일 많은 패턴이 ‘리드싱어’가 ‘솔로가수’로 전향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 조직을 통해 자신의 네임밸류가 올라간 리더가, 구성원들이 같이 있는 게 거추장스러워지고, 결국은 혼자 나간다. 공동체의 성과 속에서 시장이 한 명만 택할 때 쏙 빠져나가 버리는 것이다. 운동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짊어지는 것이고, 길게 짊어져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다보면 ‘협동형 인간’을 자꾸 찾으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 협동형 인간은 협동운동의 삶 속에서 다같이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지 어떤 개인이 삶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 신선이 되는 것이 아니다. 협동조합의 자립이나 자조는 좋은 것이지만 박정희 정부에서 이러한 표현을 쓰면서 ‘제대로 하는 사람끼리 모여야만 마을을 잘 만든다.’는 생각을 심어주게 됐다. 한 명 한 명이 똑바로 서는 게 협동운동이 바라는 인간상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되는 사람은 협동운동이 필요 없을 것이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듯 협동운동의 인간형은 약간 힘든데도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