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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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포맷변환]20170926_112043.jpg | 조회수 | 3,700 |
1982년 아버지께서 자생식물 육종 연구소를 설립하셨어요. 최고자연은 아버지께서 ‘최고 자생식물 육종 연구소’를 줄여서 만든 이름이에요. 아버지께서 ‘TOP’, ‘최고’ 이런 말들을 좋아하시거든요. 초창기 최고자연에서는 야생 난을 기본으로 야생화를 함께 육종했어요. 그 당시 본원은 수원에 있었어요. 국제통화기금(IMF) 때 본원을 정리하고 원주로 와서 관광농원 형태로 최고자연을 운영하게 되었죠. 전통 야생화의 재래종뿐만 아니라 원예종이라고 수입된 식물들도 교배를 위해 함께 키우고 있어요.
귀촌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저에게 원주는 어린 시절 추억의 장소였어요. 할아버지가 농사짓는 인삼밭이 있었거든요. 원주로 내려와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고 대학을 졸업한 후 다른 지역에서 조경회사에 다니다가 2008년에 다시 원주로 내려왔어요. 2000년대 초반에는 귀농·귀촌이 흔한 경우는 아니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작업해왔던 경험과 기본 토대가 있어 일찍 귀촌을 결심할 수 있었죠. 올해로 최고자연에서 일한 지는 9년 차가 되었네요. 아버지는 최고자연 경영에 총괄적인 부분을, 어머니는 꽃차나 천연염색 등 야생화를 이용하고 활용하는 부분을, 그리고 저는 생태학습과 관련된 교육, 체험을 담당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소이캔들 만들기나 비누 만들기 등 다른 생태 학습장에서 흔히 할 수 있던 것들을 했어요. 지금은 그런 것들을 다 빼버리고 오로지 우리 농원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진행하고 있어요. 2012년에 생태 트래킹 코스를 개발했어요. 걸어서 30분 정도 올라가다 보면 예전 화전민이 모여 살았던 장소를 만날 수 있거든요. 이 길에 화전민과 야생동물들이 쉬어가는 장소라는 이야기를 입혀서 건강한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오는 6월에는 꽃창포 축제를 개최해 육종연구단지 내 꽃창포 습 지원을 개방시킬 계획입니다. 봄, 가을에는 ‘작은 숲속 음악회’를 열고 있고요. 전자기기의 도움 없이 본래 악기의 음률로만 이루어지는 공연이에요. 음악회 같은 경우에는 세월호와 메르스 사건이 터지면서 잠시 쉬었어요.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고 해요. 자연 공간을 덜 해치고 힐링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이러한 행사를 매년 새롭게 기획하고 연출해서 내년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사람들이 기대하게 하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풀을 뽑고 아버지께 용돈을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야생화와 잡초를 고르는 눈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죠. 어렸을 때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야생화를 안 좋아했어요. 식물과 오랜 세월 함께 지내다 보니까 익숙해졌고 좋아하게 된 것이지요. 대학에서는 식물학을 전공했어요. 야생화를 예쁘게 길러 활짝 폈을 때 보러오는 사람이 없으면 아쉬웠어요. 우리 농원이 같이 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야생화가 현대인의 삶의 공간에서 잊혀지고 있거든요. 특히 우리 아이들이 야생화와 자연에 대한 향수를 점점 잊고 있어 서 야생화, 숲, 습지 등 자연 생태 체험의 기회를 알려주고 싶어요. 생생마켓에서는 어떤 물품을 판매하나요? 작년 12월부터 생생마켓에 참여했어요. 겨울에는 농원에 일이 많지 않아서 처음에는 텃밭에서 수확한 잡곡이랑 더덕을 갖고 갈 수밖에 없었어요. 잡곡은 인기가 없었지만, 더덕은 매출이 괜찮았어요. 또, 마켓을 찾아와주시는 손님들께 꽃창포 씨앗을 나눠 주기도 했어요. 이제 봄이 되었으니 야생화 묘목이랑 화분을 판매할 생각이에요. 기획단분들이 ‘반찬 걱정 없는 날’이라고 해서 행사를 계획 중이라는데 생생마켓을 매개로 나물로 먹을 수 있는 야생화와 독성이 있어 먹으면 안 되는 야생화를 알려드리는 야생화 강좌를 해 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야생화를 키우면서 깨달은 게 있어요. 사람은 마음씨가 예뻐야 한다고 하잖아요. 마음씨는 마음의 씨앗이에요. 지금의 마음가짐이 씨가 되어 여러분의 모든 결실을 뒤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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