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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굽이길로의 여행 - 원2코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7-24
첨부파일 원주_굽이길로의_여행.jpg 조회수 2,430

아홉 마리 학의 전설이 지명으로 남아있는 생태숲 속 ‘구학산둘레숲길’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면서 작년처럼 더위가 기승을 부릴까 봐 지레 걱정이 되고, 내리쬐는 뙤약볕과 강한 자외선과 높은 오존 농도가 우리의 야외활동인 ‘걷기’를 위축시킬까 염려되는 계절이 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더워서, 추워서,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등등 걷기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의 걷지 않는 이유가 아흔 아홉 가지이지만 걷기마니아들은 단지 걷는 게 좋다는 이유로 기상 조건이나 원근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걷는 습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독자께서는 혹시 ‘걸어서 가자’라는 제목의 걷기 캠페인송을 아시는지요?

‘상쾌한 아침이다 걸어서 가자. 너도 걷고 나도 걷고 걸어서 가자. 

걸으면 건강하다 걸어서 가자. 상쾌한 아침이다 걸어서 가자.’

이 노래는 지금은 사라진 동아방송이 개국 1년을 맞이한 1964년 만들어진 사상 첫 캠페인송입니다. 노래를 만들 당시, 서울 시내버스 업체가 교통비 인상을 내걸고 전면 운휴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하철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방송사 측은 이 상황을 계기로 시민의 건강 향상을 도모하자는 발상으로 곡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걸어서 가자’ 노래는 전국적으로 전파를 탔고 서울시민뿐만아니라 방방곡곡에서도 걷기 캠페인송으로서 큰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입니다. 원2코스는 원주의 남쪽에 위치한 신림면 구학리와 제천시 백운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해발 983m 정도 수종이 다양하고 비교적 생태가 잘 보전된 환경 속에 조성된 원주의 명품 길 중의 하나입니다. 시내 중심가에서 22번 버스를 타고 방학동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구학산 방향으로 안내표시를 따라 30분 정도를 걸으면 ‘원주굽이길 원점회귀 제2코스 구학산 둘레숲길’ 종합안내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배차시간이 길어 대중교통이 불편한 분은 차를 운전해서 오더라도 원점회귀라는 장점이 있기에 전혀 불편함 없이 멋진 길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안내판을 바라보며 우측으로 잠시 오르다 보면 마을안길이 산으로 이어지게 되고 아기자기하게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산오리나무 군락지, 보릿고개 밭두렁, 구학정, 박달정 등 정자를 쉼터 삼아 숨을 고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7km라는 산길이 아쉽게 끝나게 됩니다. 대략 2시간 30분으로 계획하시면 편안할 것 같고 인근 마을 식당에서 보신을 겸한 맛집을 들려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하면 아홉 마리 학과 살던 그 옛날의 신선이 부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던 길 또는 돌아오는 길에 있는 140년의 역사를 가진 용소막 성당이나 용소막 관광체험마을을 경험하는 것도 느림의 미학인 ‘걷기’가 가져다주는 여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위에 지지마시고 왕성한 도보활동으로 올 여름도 거뜬히 즐겁게 보내시길 소원합니다.


글 최종남 사회적협동조합 원주걷기길문화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