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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쌀로 만든 쌀 과자, 안심하고 맛보세요. - (합)햇살나눔 양정열 대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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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그동안 식탁에서 외면당했던 쌀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1인당 쌀 섭취량은 줄고 있지만 쌀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쌀이 새로운 건강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죠, 사회적기업 ()햇살나눔(이하: 햇살나눔)에서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국내산 유기농 햅쌀로 건강한 밥풀과자를 만들어 우리 쌀 소비 촉진을 돕고 있습니다. 순수하고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과자를 만들고 있는 햇살나눔 양정열 대표의 경영철학을 들어보았습니다.

 

대표님. 반갑습니다. 햇살나눔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햇살나눔은 농촌에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시작되었어요. 저는 2003년부터 실업극복농민운동본부에서 활동했는데요. 원주와 같은 도농복합지역은 농촌 지역이 상대적으로 훨씬 낙후되어있어요. 예산 대부분이 인구가 많은 도시 쪽에 투입되어서 농촌에 사는 많은 어르신들이 열악한 생활을 하고 계셔요. 그래서 농촌 지역에서 혼자 사시는 분들을 위한 복지망을 깔고 농촌 일자리도 만들어보자고 했지요. 그래서 여기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농촌에 있는 어르신들을 돌봐주는 농촌종합지원사업을 구상하게 되었어요. 농촌 지역에서 수익구조를 가져갈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농촌에 있는 선배들이 농산물 가공사업을 해보라 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쌀 소비가 떨어지고 있었고 감자와 같은 농산물도 적체가 심했거든요. 실제 원물을 소비자가 먹는 추세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죠. 생협에 있는 소비자들도 직접 농산물을 사기보다는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추세고요. 이렇게 해서 2005년도에 가공 사업을 준비해서 2007년도부터 가공식품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품을 개발하는 도중에 한살림에서 밥풀과자를 만들어서 납품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어요. 1년 반 정도 준비해서 한살림에 과자를 공급하기 시작했죠. 과자를 만드는 것이 처음에는 쉬울 줄 알았는데 젤라틴과 합성 착향료를 없이 만들다 보니 개발 기간만 1년 정도 걸렸어요. 이 기간에 기계만 3번 바꿨어요. 지금보다 품질이 훨씬 떨어지는 모양이 이상한 제품부터 시작했죠. 그때는 굵기도 제각각이었어요. 이후로는 안정된 모양을 갖추면서 꾸준히 납품하고 있어요.

 

언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되었나요?

사회적기업 인증은 2008년도에 되었어요. 2005년도에 강원도에서 사회적 일자리창출사업이 시작되었고 저희는 사회적기업 법이 제정되기 전에 만들어진 시범 사업 모델이에요. 처음에는 공장 제조실도 없었죠. ‘산골농장이라고 한살림에 도라지청, 오곡퐁, 통밀퐁을 만드는 회사가 있어요. 그곳에 15평 남짓한 공간을 빌려서 사용했어요. 이때 산골농장 사장님이 많이 도와주셨죠. 그때는 뭣 모를 때니까 젊은 혈기로 했는데 지금 하라고 하면 다시는 안 할 거 같아요. (하하)


직원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15명으로 절반 정도가 횡성주민이고 나머지는 원주 분들이에요. 직원 중에는 고령자와 결혼이민자, 장애인들이 있어요. (사회적기업이라서요?) 그런 것도 있지만, 회사 설립 취지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였으니까요. 가급적이면은 본인들이 구직을 원하면 기회를 주는 편이예요.

장애인 같은 경우에는 대하기 조금 어렵기도 했어요. 회사에서 불편한 일이 생기면 방어막을 형성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지금 육아휴직 들어간 팀장이 있는데 이 분의 열정이 저의 인식을 바꿨죠. 결혼이주여성들도 굉장히 열심히 일하세요. 농촌은 일자리 기회도 많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하는 곳도 적죠. 꼭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니더라도 우리 회사를 믿고 열심히 일해주시니 감사하죠.

 

햇살나눔, 이름이 참 좋은데 이렇게 지으신 이유가 뭔가요?

, 이름이 좋은가요? 이름은 제가 지은 것은 아니고요. 우리 회사가 농촌종합지원센터 사업이어서 성공회원주나눔의집(이하: 나눔의 집)에 있던 적이 있어요. 사업자등록증을 내긴 해야 하는데 이름이 없으니까 이름을 공모했어요. 그때 나눔의 집 실무자분이 나눔의 집의 나눔햇살을 붙여 햇살나눔이라지어주셨어요. 지금 같으면 조금 다른 이름을 지었을 거 같아요. 발음이 조금 힘들어요. (하하)

 

시중에서 판매되는 밥풀과자와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우선 시중 제품은 쌀이 국내산이 아니라는 거죠. , 가장 중요한 것은 젤라틴이 안 들어간다는 거. 젤라틴은 식품의 모양새를 갖추는 역할을 하는데요. 젤라틴 분말을 물에 넣고 끓이면 동물 사체 냄새가 나요. 냄새가 정말 지독하죠. 식품에 젤라틴을 1% 첨가하면 반질반질하게 윤기가 나요. 그만큼 강력한 첨가물이에요. 젤라틴을 사용한 밥풀과자는 길이가 1.8m나 돼서 가래떡 같이 끊어지지 않아요.

소스를 다른 업체처럼 GMO 옥수수로 만든 이온 물엿을 사용하면 굉장히 편해요. 색깔도 투명해서 보기도 좋고요. 그런데 저희 제품은 조청이다 보니까 색깔이 거무튀튀하게 나오게 되거든요. 여름에 건조하지 않은 상태에서 2~3시간만 상온에 두면 썩어버려요. 건조하게 해서 수분량을 조정하면 유통할 수 있어지죠. 저희 제품엔 설탕을 7.5% 정도 첨가했는데요. 과일 같은 것을 설탕에 재우는 것처럼 당처리 해서 유통기한을 늘리는 것이죠. 이것이 저희가 선택한 최소한의 유통기한 연장 방법이었어요. 그렇지 않으면 금방 부패해버려요.

 

일반 시중 제품과 비교해서 가격은?

판매가격은 70% 정도가 원재료와 생산비라고 보시면 돼요. 시중 제품 같은 경우는 보통 20~30%가 원재료 가격이고 45%가 공장출고 가격이거든요.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비용의 절반 정도를 유통회사가 갖고 가는 거예요. 그렇게 보면 50~55%가 비싼 거죠. 사실 그 절반 가격으로 팔 수 있거든요. 시중에 이런 제품을 만드는 제조공장은 시설이 굉장히 열악해요. 예전에 식품공장 방문했을 때 너무 놀랐어요. 제가 과자를 안 먹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만드는 과정을 본 이후로 과자를 못 먹게 되었어요. 굉장히 심각할 정도로 위생적으로 안 좋아요. 바닥은 시커멓고 스테인리스판이 아니라 나무판에 건조해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첨가물이 뭔지 아는데 어떻게 먹겠어요. 최근에는 HACCP(해썹)인증제도가 도입되면서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위생적인 부분에서는 굉장히 취약하죠. 저희는 생협에 물건을 납품하니까 저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감사를 받아요. 1톤을 사면 어디서 생산하고 어디서 도정되었는지 등을요. 이런 부분이 차별성이 있죠.



 

명절을 앞두고 요즘 수입은 어떠세요?

올해는 완전히 바닥입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생협도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졌어요. 4년 전부터 명절 특수는 없어졌어요. 어느 생협 연합회의 경우에는 매출이 30% 정도 감소했다고 해요. 한살림은 그나마 튼튼해서 5% 상승했지만 상승세가 둔화하는 상황이라고 해요.

 

햇살나눔의 향후계획은 무엇인가요?

큰 테마는 강원도 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가공하는 일을 하려고 해요. 가공 자체가 일종의 소비거든요. 안전하게 가공을 해서 인체에 덜 유해하게 만들고 싶어요.

10년 전부터 가장 하고 싶어 했고 고민해왔던 것이 감자가공사업이었어요. 감자가 강원도 특산물이기도 하고 감자가 또 많이 남거든요. 감자 같은 경우에는 가공하기가 무척 어려워요. 생감자 먹으면 아리다고 하잖아요. 그게 독소가 있어서 그래요. 보통은 감자 전분을 밀가루와 섞어서 모양을 잡아 기름에 튀겨 과자를 만들어요. 그런데 감자 같은 곡물은 130도 이상이 되는 기름에 튀기면 아크릴아마이드라는 1급 발암물질이 나와요. 실제 유럽에서는 굉장히 규제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감자 칩을 개발은 해 놓았어요. 매쉬포테이토라고 으깬 감자를 분말화시켜 물만 섞어서 먹게 하는 감자도 이미 개발되어 있고요. 그런데 공장설비금액이 한살림에 납품하기에는 수지가 안 맞아요. 또 기름에 튀긴 맛을 못 내더라고요. 아직 시장성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완해야 하는 측면이 있죠올해 연도에 새로 나오는 제품은 매운맛 과자예요. 요즘 또 매운맛에 대한 선호가 있어서 트렌드에 잘 맞을 거 같아요.

 

앞으로 햇살나눔을 어떤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으신가요?

정직한 가공생산자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이것이 우리 기업에 가장 중요한 가치와 정체성이에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릴게요.

요즘 안타까운 게 창업에 집중하는 사회 분위기잖아요. 10년 안에 망하는 회사가 90%10%는 생존할까 말까 한다는 데 나름대로 경력이 있고 사회적인 능력이 있는 분들이 하면 좋지만, 청년들이 일을 구하기 힘드니까 창업에 밀어놓고 있어요. 이건 초창기에 사회적기업 만들어질 때랑 비슷하거든요. 이런 분들이 5년을 버틸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힘들어요. 기술도 없고 자본도 없고 혈기만 있는데 창업이 되면 신용불량 만드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해요. 창업하려면 준비 기간이 3~4년이 되어야 하고 해도 살아남을까 말까 해요. 너무, 빨리, 형식적으로 창업을 밀어내고 있잖아요. 창업이 공장이 아닌데.

사회적 일자리에서 제일 경계해야 할 게 뭐냐면 수익성이나 참신성이 없는 그런 아이디어를 중간조직의 정책적 성과 때문에 숫자 늘리기를 하는 것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봅니다. 차라리 3~4년 정도 지원을 해서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해요. 여전히 유사한 아이템들이 내적으로 경쟁이 세지는 구조로 가고 있거든요. 특히, 제조업이 관문이 높아졌죠. 해썹인증을 받지 않으면 허가를 내주지 않는 일도 있고 안정적인 판매처가 없는 이상 버티기 힘들어요.

요즘 사회적기업이나 창업에 대해서 안내도 많지만, 실제 사업을 잘하고 사업에서 살아남을지는 모르거든요. 저도 제조업을 하고 있지만, 이쪽에서 물어볼 사람이 없었어요. 모르니까, 이런 사회적기업이나 이런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한테는 기존의 경험을 갖고 나름대로 자기의 인맥이나 노하우가 없으면 업종에 관련한 창업을 선택하기보다는 월급 받는 회사에 다니는 게 나을 거예요.

저도 회사 설립한 지 10년이 되거든요.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앞으로 체질개선을 하려고 공장 효율화, ERP 시스템, 재고관리생산관리, 홍보 등에 투자하고 있어요. 그동안에는 생협 시장 위주였다면 새로운 살아남기를 위해 일반 시장에도 유통해보려고 해요. 저희 제품경쟁력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10년 차 되는 저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거 같아요. 이런 시도로 이제는 초보자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김예은. 사진. 정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