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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인터뷰 [2] 춘천워커즈협동조합 조합원 김선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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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중심이 되는 지역 공동체”


춘천두레생협 김선옥 이사장은 춘천워커즈협동조합 조합원이자, 준비 모임부터 함께한 창립 멤버이다. 1980년대 노동 운동을 겪고 이후 춘천여성민우회와 춘천두레생활협동조합에서 일했다. 20대 두 딸을 둔 엄마이자, 한국에 사는 여성으로서 춘천워커즈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춘천워커즈협동조합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춘천워커즈를 하기 전에 여기 여성 이사님들과 오랫동안 춘천여성민우회에서 활동했어요. 이런 활동을 하면서 여성과 협동조합, 생활 속 여성의 자립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젊을 때는 (일반적인) 여성 운동을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생활 속 여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같은 자립형 문제에 구체적으로 집중하게 되었어요. 찾아보니, 일본은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생활 속 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많이 노력하고 있더라고요. ‘우리도 뜻을 나누는 사람들끼리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자’라고 시작해 지금의 춘천워커즈협동조합에 이르게 되었어요.
 

이곳에서 일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1980년대에 20대를 보냈어요. 그때 20대 대학생이면 대부분 그랬듯 노동 운동 현장에서 투쟁하며 보냈어요. 그리고 결혼을 해 아이를 낳고 육아를 했죠. 아이가 좀 크고부터 ‘춘천생명의숲’에서 3년 일하고 ‘춘천두레생협’에서 18년째 일하고 있어요. 생협 직원으로 들어와 이사장까지 맡고, 이제 마지막 임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춘천코워즈 속에 여성 문제와 여성의 역할이 궁금해요. 

페미니즘이 이슈가 그 어떤 때보다 활발해졌습니다. 저는 30년 동안 이런 여성 문제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는데, 예전보다 나아진 것이 별로 없어요. 가사 노동과 양육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죠. ‘밥 해 먹는 시간’부터 가사 노동의 모든 과정이 여성에게 버거울 때가 많아요. 

춘천코워즈를 만들 때 이 부분에 주목했어요. 우리가 이런 과정에 도움이 되면 어떨까? 일종의 ‘틈새 돌봄’을 시도한 셈이죠. 그리고 여성 스스로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성끼리 연대해서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의 능력과 역할을 나누는 식으로요.


여성끼리 연대해서 공동체를 만들고 난 다음은요?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야죠. 

공동체(협동조합&마을기업)를 기반으로 여성의 노동에 비용을 지불하는 방향으로 가야 해요. 즉 “여성이 원하는 필요=사회에서 요구한 필요”로 함께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여성은 편익을, 사회는 공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길 바라요. 

물론 이익을 얻는 것에만 몰두하면 안 돼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일단 ‘키만 크면 성장’이라고 말하는 분위기였잖아요. 똑같이 가면 안 되죠. 내실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 협동조합의 본래 취지처럼 사람에게 집중하며, 사람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지속해야 해요.


선생님이 원하는 춘천코워즈의 미래는요?

지원금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협동조합이자 마을기업이 되어야죠. 

그리고 사람들에게 우리가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실패해도 돼요.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 되면 어쩔 수 없죠.(웃음) 지금처럼 여러 가지 경험을 쌓아서 무언가를 시도하는 팀으로,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글·정리 이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