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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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1,224 | |
“고통의 곁에서”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엄기호지음 · 나무연필 2018 감사한 마음이 드는 책들이 더러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저자의 숙고와 인내가 느껴진다. 독자 에게 가닿기까지, 애써 쌓아올린 고뇌의 탑을 다시 부수는 작업을 얼마나 되풀이했을지 쉽게 짐작되 지 않는다. 사회학자 엄기호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가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고통 은 말할 수 없다. 언어라기보다 울부짖음에 가깝다. 고통을 이미 겪어봤거나 혹은 그 곁에 있어본 사 람이라면 한 번쯤 ‘아무리 말해도 넌 몰라’라는 주문 같은 문장과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고통의 곁에 서고자 노력했지만 결코 그럴 수 없었던 개인적 경험을 들어 묻는다. 과연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현존의 기쁨이 현존의 고통으로 전환되는 것이 고통의 곁이다. 이 곁에서 오래 버티기를 요구하는 것 은 그 자체로 곁에 선 이를 파괴하는 폭력이다. -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中 이 책은 고통을 또 다른 차원으로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될 몇 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그 중의 하나는 ‘걷기’다. 고통에 함몰되지 않는 대화를 위한 해결책이다. 다른 하나는 ‘글쓰기’다. 글은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이 잃어버린 언어를 되찾는 열쇠다. 고통에서 비롯된 성찰을 제시함으로써 비로소 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고통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에겐 운명공동체인 ‘곁’ 이 필요하다. 또 다시 곁에겐 ‘곁의 곁’이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기약 없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는 ‘고통의 당사자’와 ‘고통의 곁’ 그리고 ‘곁의 곁’의 차원에서 해석하 고 공감한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 책에 관해 ‘인권활동가에게 바치는 보잘 것 없는 결과’라고 자평 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고통의 당사자이거나 그 곁에 있었거나 또는 근처에 머물렀던 사람이라면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를 읽으며 전에 없던 따스한 위안을 얻게 될 것이다. 글 황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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